맥싸이트-픽
수능이 변하지 않는 이유: 기술을 보는 인간의 마음
Team MAXONOMY ・ 2025.11.17



지난 2025년 11월 13일 전국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뤄졌습니다. 맥사이트픽을 통해 전국의 수험생 여러분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합니다.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원하는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고3 수험생들을 포함해 수능시험 응시자들은 매년 11월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수험장으로 향합니다. 짧게는 몇 개월부터 길게는 수여년 간 한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을 들입니다. 그렇다보니 수능은 그 노력이 결실을 맺는 마치 유년시절의 종지부처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진화하지 않는 수능
수능 시험에 응시하기 위한 준비물은 거의 초창기 수능과 비교해보아도 변함이 없습니다. 종이 시험지에 쓸 필기구들, 점심 식사 그리고 시험장 반입이 가능한 아날로그 수능 시계 정도를 준비해야 하죠. 시험을 응시하는 시간 동안에 통신이 가능한 전자기기를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부정행위로 간주됩니다. 그렇게 한국의 학생들은 교실에 앉아 필기구를 이용해 직접 손으로 문제를 풀고 종이 시험지를 넘겨왔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러한 방식이 변화할지는 아직 미지수 입니다. AI 시대가 도래했고, 코딩 교육 확대와 디지털 디바이스의 활용 등 공공 교육환경이 혁신을 계속 시도하고 있는 지금도 말입니다.
수능은 연 중 단 한 번, 아날로그 방식으로만 응시 가능합니다. 오래 전부터 토익과 토플 등 응시자 규모가 큰 시험은 컴퓨터 기반 시험, CBT(Computer Based Testing) 방식으로 바뀌었고, 응시 장소에 감독관이 없어도 온라인 감독을 가능하게 하는 AI proctoring와 같은 기능이 도입되고 있죠. 이는 현재 수능 시험 방식과 확연히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한국의 수능 시험 방식이 바꾸는것을 막고 있을까요?
디지털 수능, AI 수능 도입? 글쎄…

여전히 종이로 된 수능시험을 치뤄야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심리적 속도’ 때문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해, 대중은 갑자기 컴퓨터를 통해 수능시험 응시를 한다는 것 자체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어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기술이 더 나은 환경과 더 공정한 시험을 제공하고, 시험장에서 발생하는 수 많은 변수를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는 것이죠. 시험을 치러야 하는 응시자는 컴퓨터가 아닌 사람이니까요.
1년에 단 한 번뿐인 시험이기 때문에 단 하나의 구멍도 용납되지 않습니다. 당장 디지털 수능이나 AI 수능을 도입한다고 하였을 때, 생각해야 할 문제가 한 두개가 아니죠. 동시간대에 수 십만명의 시험 응시자들의 부정행위를 실시간 정확히 감시하는게 가능한지, 시험 응시자 중 부정 응시자는 없는지, 컴퓨터를 통해 제출하는 응시자들의 답이 정상적으로 기록되는지 등 문제가 없을 것이란 확신을 주지 못합니다. 또한 AI의 눈을 속여, 부정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들 또한 분명 발견될 수 밖에 없을 것이구요.
하지만 감독관의 실수, 부정 논란 또한 매년 일어나고 있는 문제입니다. 중요한 시험일 수록 사람보다는 시스템과 도구에 의존하는 것이 공평한 시험을 만드는 길입니다. 앞으로 태어날 디지털, AI 세대들에게 종이와 펜은 구시대적 산물로 여겨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쉽지 않은 여정이 되겠지만, 디지털 수능 혹은 AI 수능 도입은 장기적으로 우리가 가야 될 방향임은 확실해보입니다.
필적 확인 문구와 AI 시대의 따뜻함
수능 시험은 대리 응시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답안지에 필적 확인 문구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필적 확인 문구는 2005학년도 수능에서 수험생 약 300명의 대규모 부정행위가 전국에서 적발됨에따라 2006학년도 6월 모의 평가로 도입된 이후 꾸준히 운영되고 있는데요. 필적 확인 문구는 응시자의 필적이 잘 확인될 수 있는 문장으로 매년 수능출제위원들에 의해 정해집니다. 또한 단순히 필적 구분에만 용이한 문장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수험생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아 신중히 살펴 출제하는 것이 일종의 관례가 되었습니다.

AI를 통해 시험 응시 방식이 바뀐다면, 더 이상 이런 필적 확인 문구를 통한 응시자 확인은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불필요한 시험 절차를 간소화한 것이라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수험생을 위한 따뜻한 한마디가 사라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AI가 모든 것을 대체하는 지금, 따뜻한 인간성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AI가 인간의 따뜻함 마저 그대로 재현해낸다고 한들 그것이 진정한 따뜻함일까요? 직접 만든 쿠키가 비록 공장 쿠키와 맛이 크게 다르지 않아도 우리는 감동을 느낍니다. ‘사람이 직접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먹으니까요. 아무리 발달한 AI라도 ‘AI가 만들었다’라는 사실 자체는 바꿀 수 없습니다. 거기서 오는 공허함을 우리는 어떻게 달래야 할까요. 혹은 굳이 달랠 필요가 없을까요?
수능을 보며, 우리의 마케팅이 배울 것은
마찬가지로 디지털 마케팅은 이러한 현상과 교차점이 있습니다. 새로운 트렌드와 콘셉트를 고객에게 전달할 때 중요한 것은, 단순 “빠름”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인데요. 요소를 소비자가 마음 편히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따져보아야 합니다.
기술이 빨라지면 마케팅도 빨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기술을 받아들이는 소비자의 마음은 기술보다 조금 느리게 움직이는게 사실입니다. 새로운 기술과 문화에 관심이 많은 얼리어답터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이들 역시 무조건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기술 변화 속도를 따라가는 데 분주한 브랜드는 이렇게 소비자가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놓쳐버리기가 쉽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이전까지 쌓아온 익숙함을 빼앗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해 볼 수도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마케팅에서 최우선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영역은 '고객이 브랜드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고 있는가' 입니다. 마케팅은 고객을 바라보는 시각이자 브랜드가 소비자를 이해하는 사고방식입니다. 기술은 그러한 고객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각자의 브랜드가 가지는 무기이자 디지털 비법이라 생각해봐도 좋겠습니다.

마치며
이번 2026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를 풀어본 AI도 틀린 문제가 있습니다. 2018년만 해도 AI는 외국어 영역 12점, 수리영역 16점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뒤로 오픈AI의 GPT-5 모델은 2025학년도 수능에서 국어 95점, 수학 82점, 영어 92점의 점수를 받았습니다. 대학 입학은 엄두도 내지 못하던 AI가 명문대를 넘볼 수준이 된 것이죠. (한편으로는 AI 역시 만점을 받을 수 없는 시험이 한국의 수능이라는 사실이 다시한번 놀랍습니다.)
오는 11월 30일은 ChatGPT가 세상에 나온지 3번째 생일을 맞는 날입니다. 그저 신기한 도구에서 이제는 생활이나 업무에 없어서는 안될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3년 전에 비해 성능이나 정확도는 비교도 안되게 좋아졌구요. 언젠가는 AI가 수능시험을 단 몇 초만에 풀어내고 아주 쉽게 만점을 받아내는 시대가 올 수 있습니다. 아니 당장 내년부터 이렇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쩌면 수능은 더 이상 무의미한 시험이 되어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우리가 잡아야 할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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